화왕산을 다녀오며...
아침부터 부산한 모습으로 무거운 눈을 떴다..
지난밤 수영장에서 인연을 맺은 갑장친구네라 동생네랑 저녁먹고 새벽까지 애들은 애들끼리
남자어른은 남자어른끼리, 여자분들은 여자분끼리..
서로 이야기하며 늦게까지 시간을 보낸뒤라 산행이 부담스럽긴 하였으나 이미 약속된 길이었기에
6:30분에서 7분늦은시간 모집장소로 갔다..
비를 가득 머금은 하늘을 보며 비라도 오면 좋겠다는 말을 속으로 삼키며 창녕 화왕산으로 이동하였다.
날씨를 감안하여 옥천에서 오르는 완만한 코스를 선택해준 나의 친구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은것도 잠시..
7시 10분 산행을 시작하였다.
콘크리트의 딱딱함이 그대로 몸으로 전해지는 느낌..어제밤의 여운이 남았을까? 숨이 가슴을 지나 목구멍 앞까지 와서 숨소리가 점점 크게 들렸다.
일행이 들을까봐 가쁜숨을 몰아쉬고 한걸음 한걸음 내듣는 발끝에 힘을 주어 산을 올랐다
오르는 중간에 낙엽의 부드러운 소리와
다람쥐의 식량인 도토리..떨어진 밤송이를 보며 또한번 계절이 찾아옴을 느낄수 있었다.
일행중 떨어진 밤을 주워서 전쟁의 전리품처럼 밤을 줍기도하고..
중턱에서 맞이한 다람쥐를 보며 나이도 잊은채 다람쥐를 본 기쁨을 느낄수 있었다.
세월이 지나도 각자 속에서는 아직도 아물지 않은 동심이 그대로 전해진 느낌이다.
커다란 바위를 길이냥 둘러둘러 흐르는 깨끗한 골짜기물도 보고.
깊은 산자락의 절경마냥 가파른 산새도 보며,여기가 깊은 산골. 티비에서나 보이는 절경이 그대로 눈에 보이고..아무도 내딛지 않은 산길을 우리 일행은 내딛고 있었다.
중간지점의 산장의 산장지기에게 아침인사를 건내고..
조금은 가파른 나무계단길을 택하여 산을 오르기 시작..
일행중 발빠른 이는 저만치 앞서가고..
나와 3명의 일행은 더디지만 길을 보면 묵묵히 걸음을 일행에게로 재촉했다.
역시 오르막이 있음 평지가 보이는게 나보다 앞서 이산을 내딛은 이들이 만든것 처럼.
평지를 이르러 가쁜 숨을 큰숨으로 내밷으며.평지의 고마움을 느끼며 일행에게로
내딛었다.
길목에 자리한 한동안 우리네 안방의 바보상자앞에 모이게 한 드라마 허준세트장을 옆으로 지나며
그네들은 지금 내가 짊어진 배낭보다 더 무거운 장비와 소품을 가득 짊어지고 여기서 촬영하며 우리네 안방을 사수하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준 세트장을 지나자 왼쪽으로 피어오르는 구름 자락이 한없이 멋져 보이며
탄성이 그대로 내뱉어졌다.
그 풍경에 잠시 취해 비가 조금씩 내리는것도 못느끼는 사이 앞선일행의 부름에
발길을 재촉하고 돌로 온둘레를 감싸안은 성문을 8시30분에 열고 장엄하게 펼쳐지 화왕산 갈대밭을 눈에 담을수 있었다.
이른 아침에 사람의 발길에 놀래였을까?
한방울씩 떨어지던 빗줄기가 조금씩 그양이 많아지며 일행이 준비한 하얀 우의를 하나씩 입으면서도
그갈대밭의 넓은 풍경에 눈을 땔수가 없었다.
6년전 왔던 그느낌과는 사뭇다른 광활한 대지에 서있는 느낌..
앞선이가 우리에게 선물을 준비하듯 가지런히 산정상을 둘러쌓인 돌성을 보며
그네들은 뭘 위해서 이처럼 넓은 성을 지었을까?
또한 이성을 쌓기위해 무수한 고통을 인내하였을까?
이성으로 판단이 되지 않은 나의 세속에 찌든 생각이 너무도 부끄럽게 느껴졌다.
비옷을 때리는 비소리가 너무도 청아하게 들리쯤.
일행중 한사람이 정상으로 가자는 소리에 거기에서 바라보는 풍경에 욕심이 생겼다.
운무를 가득매운 대지를 가로질러 나보다 더큰 풀끝의 구름물을 느끼며.
먼저 다녀가 이들이 만든 길을 나침반 삼아.
하얀 비옷을 입은 쌍둥이 마냥 풀을 스치는 손가락을 느낌을 그대로 느끼며 정상으로 가는 중간길의
가로지름은 정말 한폭의 영화를 찍는 느낌의 순간이었다.
누구하나 말은 하지 않은 그침묵이 그풍경을 그대로 느낄려는 우리의 같은 생각이 아니였을까?
정상길을 안내하는 불규칙한 돌들을 하나 하나 내딛으며,
또다른 목표와 또다른 풍경과 또다른 감동을 기대하며 약 15분간의 정상으로 향하는 마지막 발걸을을 재촉하였다.
산정상에 머릿돌인 화왕산 756.6m의 정상을 알리는 돌이 눈에 들어온순간..
"다왔다" 라는 느낌도 잠시...
화왕산 깊은골을 따라 운무의 날개짓과 운무의 춤시위에 눈을 땔수 없는 풍경에 "아~~멋지다"라는 탄성이 절로 내볕어졌다.
주변의 기암석을 들어내 산새며.
깍아진 절벽의 아찔함과 멀리 보이는 마을풍경..이른아침을 내달리는 고속도로..
모든 풍경들이 절로 감동이 되어버린 아침산행의 정상이었다.
일행과 사진촬영으로 정상에 오른사람만이 누리는 특권인 증명사진을 찍고..
정상에 오르면 다시 내려가야함의 아쉬움을 가져야 또다시 온다고 하였던가..
올라온 길을 다시 내딛으며 산아래 갈대밭으로 걸음을 재촉하였다.
역시 모든 삶이 그러하듯이..
오름의 숨가쁨도 내려오는 길의 고통에 비할수 없다고 하지 않았던가..
목표를 달성한 승자들의 느낌이 이럴까?
갈대길을 지나 성문의 넓은 돌을 자리삼아
일행의 배낭에서 내놓은 음식들을 보며 시장끼도 잠시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이 이른시간에 준비한 음식이라고 보기엔
일행을 위한 배려심과 정성스러움이 비맞은 나의 얼굴을 더욱 붉게 만들었다.
김밥, 과일, 컵라면, 미역국, 약밥, 계란, 커피...
정말 임금의 수라상이 이런 정성보다 못할것 같았다.
그넓은 대지에 우리네들의 웃음소리와 이야기들..
사람이 살아가는 멋과 맛이 그대로 머리속 기억의 서랍에 하나하나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내려오는길의 아쉬움..
그리고 산이 있어 길이 있어 다녀가 모든이의 행복과 행운이 가득하길 속으로 빌며.
같은 길을 걸을수 있었다는 행복감과 또다른 계절이 초대해준 이시간에 감사를 느끼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