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생각/2015년

어느 오월의 명상

태태빠 2015. 5. 13. 12:12

 

간밤에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다.

'00장인상, 김해00장례식장 5xx호'

'2015년 5월14일 발인'

지난달까지만해도 별말이 없었다.

매달 학교시절 친구7명이서 가족들과 모여 밥먹고

아이들 커가는것 보고

서로위로하고 하지만 별문제 없었다.

 

한통의 문자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많이 바쁘겠네..지병이셨어?"

"암"

"그래 수고하고 제수씨 위로해줘라 내일 퇴근후에 바로갈께"

"그래 고맙다"

수화기 넘어 친구의 목소리는 많이 갈아앉아 있었다.

 

부고 문자에는 생각을 참 많이 하게 된다.

한사람으로 아무것도 쥐고 이세상에 태어나서

그순간부터 삶은 종착역을 달리는 기차마냥

죽음으로 달려가는것을

우리는 죽음이라는 단어에 참 많이 두려워하고 불안해 한다.

지금 이순간 나역시 그순간을 두려워 하고 있음을 부인할수는 없다.

 

어떤모습으로 살아와서 어떤모습으로 그순간을 맞이 할지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다.

 

혹자는 죽음을 아름답게 맞이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한다.

마지막 이생을 떠날때

눈물보다는 미소로

후회보다는 성취로

내가족을 보면서 마지막 잠자리에 들듯이

아름답게 내마지막 생을 정리하여야 한다고 한다.

 

살아온것이 즐거움만 있지는 않을진데

그렇다고 나쁜것만 있지도 않을진데

우리는 조금씩 욕심의 창고를 채우지 못함에

항상 몸부림치며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 눈을 감으면서도 아까워 하는것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이생을 떠날때를 생각해본다.

내사랑하는 아들들을 보면서

웃으면서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나에게 기쁨도 주고 슬픔도 주고

정말 살아가는 맛을 알게 해줘서 고맙다"

"좀더 많이 사랑한다고 해주지 못하고 더 풍요롭게 해주지 못하고

더 곁에서 울타리가 되어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고 이생애서는 마지막이라도 영원히 너희들 가슴에

남는 사랑을 해주고 싶었다고 사랑한다"

그리고

내 사랑하는 아내에게

"나와 살아줘서 고맙고 내마지막 가는길까지 배웅해줘서 고맙고

당신혼자 두고 가서 미안하고 더많이 못해줘서 미안하고

당신이 잡을 손이 못되어줘서 미안하고

당신의 사랑에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살았으면 다시 돌아가는것이 정답이고 윤회라고 하더군

또 어떤모습으로 내가 다시 돌아올지는 모르지만

내가 살아온 시간을 마무리할때

정말 눈물보다는 미소가 있으면 좋겠다.

 

좋은곳에서 더행복한 영면되길...

 

오월 정오 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