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생각/2001년

하늘이와 37일...-회상4-

태태빠 2001. 11. 10. 13:57
즐거운 주말이다..
백미러로 보이는 아침태양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거리의 사람들의 옷차림이 조금씩 두터워지고 있다..
이제 가을의 끝자락과 겨울의 출발점에 서있는 아침풍경이다....

아이와의 첫날밤은 정말 나에게는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하늘이는 새벽에 4번이나 잠을 깨웠다..
병원에서는 3시간마다 60cc의 분유를 먹이라 했지만
하늘이는 2시간 혹은 1시간 30분마다 일어나서 분유를 달라고 찡을거렸다..
아내는 잠이 많은 편인데도 어김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나역시 하늘이의 우유를 먹이려 일어나서 아내 대신 우유를 탔다...
처음 우유를 타보는거라..
그냥 우유스푼을 정확히 잘라내지도 못하고 그냥 탔는데..아내가 그러면 안되는거라면 다시 탔다..
분유는 스푼에 퍼서 칼로 잘라낸듯이 윗부분을 잘라내고 3스푼을 병에 담고 물을 60cc로 미지근하게 만드는것이었다..
그렇게 다음 우유를 위아래로 3-4회 흔들고 우유를 먹이면 된다..
우유를 먹이고 나서는 반드시 아기를 트림시켜야한다
트림을 시키지 않으면 아기가 먹은것을 다 토한다고 하였다..
아침이 떠오른다..
눈꺼풀은 무거웠지만 엄마 아빠의 이런 모습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늘이는 잠에 빠져 있었다..
가끔 웃음을 보이면 그게 진짜로 웃는줄 알았는데
배속질을 하는것이란다...
아침에 일어나니 장모님께서 머리맡의 제왕상에 과일과 고기와 미역 정한수를 올려놓고 빌고 계신다..
"제왕님 저희는 아무것도 모릅니다..우짜던지 우리아기 순하고 건강하게 자라게 해주시고..그저 묵고자고묵고자고 하게 해주이소...그리고 한자를 알면 열자를 깨우치는 지혜로운 아기가 되게 해 주이소.."
라며 연시 머리를 조아리신다..
처가는 하늘이가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장모님께서는 회사를 그만 두시고..
집안에서는 절대 튀김이며 고기를 굽지 못했다..
37일 동안 내내...
집안의 못질도 못하게 했다...

하늘이가 온지 3일째 하늘이는 신생아 선청성 대사 이상질환검사을 받으려 병원을 찾았다
이검사는 신생아의 300가지의 검사를 요하는데...보통 페릴케토요증과 갑상선기능저하증, 갈라토오스 아상 검사를 기본으로 실시하며 신생아의 이상유무에 따라 몇가지를 추가 검사하는것이란다..
이검사방법은 신생아의 발뒤꿈치에서 3-4방울의 혈액을 검사지에 떨어뜨려 검사하며, 이검사로 신생아의 이상을 조기 발견시 정신지체 및 정신박아를 사전에 예방할수있다고 한다..
하늘이는 남자처럼 '앵~' 소리한번으로 검사를 마쳤다
검사비는 20000원 내외이다(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다)

병원을 다녀와서 하늘이는 발두꿈치에는 반창고가 달려있다..너무 앙정맞게 붙어있다..
이제 배꼽이 떨어지지 않아 목욕을 시키기가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목욕은 준비를 말하자면
1.먼저 목욕대야를 준비한다..
(유아용품점에 파는제품은 보기는 좋아도 목욕을 시키기에는 조금 불편하다..제생각에는 둥근 원형의 중간크기의 대야가 가장 편한것 같다)
2.물의 온도를 35-37도에 맞추어 물을 담는다..
3.아기의 옷을 벗기고 수건으로 감싸줍니다.
4.얼굴 씻기 깨끗한 거즈에 물을 묻혀, 눈, 코, 입, 귀 뒷부분을 닦아줍니다.
5.머리감기 오른쪽 손바닥에 비누거품을 묻혀 머리를 부드럽게 마사지한 다음 헹궈냅니다. (왼손으로 아기의 머리를 받치고 손가락으로는 아기의 귀를 눌러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합니다.)
6.물 끼얹기 아기가 놀랄 수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살살 끼얹어 줍니다.
7.몸에 비누칠 하기 아기 몸에 비누거품을 묻히고 부드러운 가제손수건으로 살살 문질러 줍니다.
8.물속에 넣기 아기를 양손으로 단단히 받치고, 다리쪽부터 살짝 집어 넣습니다.(이건 생락을 해도 가능함)
9.몸 씻기 가슴, 배, 손발을 깨끗이 씻고, 특히 더러움을 많이 타는 목둘레와 손바닥은 더욱 정성스럽게 닦아줍니다.(엄마의 배속에 있을때의 태반이 자꾸 일어나므로 뽀독뽀독 시켜줍니다)
10.등과 엉덩이 씻기 아기의 양손을 꼭 잡고 팔로 아기의 턱을 받친 채 씻습니다.(물론 가제 손수건을 가지고 하면 좋죠..^^)
11헹구기 비눗기가 남지 않도록 깨끗하고 따뜻한 물로 잘 헹궈줍니다.(이것 역시 가제 손수건으로..^^)
12.물기 닦기 추위를 느끼지 않도록 큰 수건으로 재빨리 몸을 감싸주며, 물기는 손으로 꼭꼭 누르듯이 닦아냅니다.
이상이 하늘이의 목욕순서였습니다..
근데 시간을 잘못 맞추면 울음을 터트리기 일수다..

목욕을 시키고 난후 분유를 먹이고나서 배꼽청소를 해준다..
배꼽청소는 간단하지만 손이 떨리정도로 조심스럽지 않다..
1.배꼽에 포비돈을 바른다..
(배꼽이 조금 떨어진 부분은 따다워서 하늘이가 울음을 터뜨리기 일수다..난 입으로 후후 불면서 소독을 해준다)
2.포비돈을 닦아 주기위해서 70% 알콜로 닥아주면 끝...!!
그렇게 하고나면 하늘이 잠을 푹잔다...
자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세상에 그렇게 아름다운 얼굴이 있을수 없다...

오늘은 즐거운 주말..
회원님들도 가을을 느끼는 주말이 되기 바랍니다..
내일은 분유먹이기와 하늘이가 감기에 걸렸던 이야기를 얘기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