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오늘은 어땠어?
아빠가 보내는 편지(1).. 본문
사랑하는 아들...
3일을 뿌리던 비가 소리없이 그쳐버렸네..
너 장화신고 놀이터에서 물장난 하는것 좋아하더니 이제 그재미도 끝나버렸구나..
아들 잘잤어?
아침마다 네가 일어나는 모습도 보지 못하고 와서 너무 미안타..
일요일 아침에 부시시 눈떠 나에게 와서 안기는걸 무척 좋아하는 너인데..
요즘은 일요일도 너의 모습보기가 너무 어렵다 그치...
아빠가 못나서 그런가?
아빤 많이 사랑해주다고 노력하는데...
네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
요즘은 고집도 많이 생기고...
말도 많이 해서 너무 좋다..
가끔 때쟁이가 되어 아빠의 귀를 채우지만...
전화로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너무 작어 고민이지만..)
"아빠 띠사하셨어요~~"
"아빠 따랑해요~~~"
"하늘만큼 땅만큼~~" 등등..
이말이 왜 그리 가슴에 와닿는지...
들어도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근데 요넘 너~~~
요즘 아빠랑 뽀뽀하는 햇수가 너무 줄었어...
아빠가 애원해서 못이기는척하면서 해주고...
예전에는 10번만 해달라고 하면 아빠의 입술에 너의 침으로 범벅을 만들던니..
이제는 뽀뽀한번 받기가 너무 어렵다...
아빠는 너랑 뽀뽀하는것 너무 좋은데...
안아주는것도 좋구..
너랑 목욕하는것도 좋은데...
그리고 너랑 오뎅이랑 과일 먹는것도 좋구..
너랑 나란히 누워서 장난치면서 잠드는것도 좋은데...
이젠 잠자리에서 들려줬던 어슬픈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얘기도 이제 너가 달달 외워버렸구...
점점 네가 아빠의 레퍼토리를 다 알아버린것 같아 조금은 속상하다...
아들~~~
아빠는 너에게 아빠가 받지못한 사랑을 주고시다...
무뚝뚝한 할아버지 밑에서 부정(父精)을 못받았기에 너에게만은 아빠의 사랑이 어떤거라는걸 가르쳐주고싶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 니가 결혼을 해서 너의 아들에게 아빠처럼 따뜻한 감정으로 대해주기 바라거던...
아들~~
아빤 네가 가슴이 따뜻하고 남을 위해 가슴을 아파해 눈물을 흘리줄 아는 남자로 자라주었으면 해...
작은것에도 감사해하고...
큰것에 미련을 두지않는 ...작으면서도 큰 사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들~~~
무척이나 더운 여름 잘 견뎌줘서 고맙고..
이가을이 오면 아빠손잡고 니가좋아하는 자전거를 타려 놀려 가자꾸나...
널 부르면 가슴이 떨리고
널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다...
지금 이렇게 아빠는 좋은데..너도 좋았으면 좋겠다..
사랑한다...이세상 어떤 보석보다 소중한 내아들...
2004년 8월 20일
널만난지 1039일째
'오늘생각 > 2004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제나 사랑하고 싶다면 (0) | 2004.08.20 |
---|---|
보이지 않는 소중함 (0) | 2004.08.20 |
무제... (0) | 2004.08.20 |
사랑하면 웃음이 생긴다는군 (0) | 2004.08.20 |
이런 날이면 (0) | 2004.08.19 |